고질적인 인플레이션,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가 연초이후 지속되고 있지만 S&P 500을 통해서만 올해 미국 주식시장을 바라봐 왔다면 이러한 리스크를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시야를 넓힌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주식투자자는 실질적인 리스크를 포착, 반영하여 유연하게 접근하고 긍정적인 이익수정치(earnings revison)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가진 기업 포지션을 보유함으로써 불확실한 시장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요즘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은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상승 억제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 결과 통화 긴축 정책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고금리도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와중에 S&P 500 지수는 올해 9월 30일까지 13.1% 상승했습니다.
3분기 S&P 500 지수가 마이너스 3.3%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표면 아래로는 엇갈린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인공지능(AI)으로부터 큰 수혜를 받은 소수의 기업들이 기술 및 소비자 관련주의 상승을 주도한 반면, 나머지 시장의 이익 수정치는 2.4% 하락하며 대부분 약세를 보였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금리상승의 영향
주식은 일반적이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 높은 금리는 장기 듀레이션 주식, 즉 향후 현금흐름이 더 오래 지속되는 주식에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져 현금흐름의 가치가 떨어지고 주가에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장기 듀레이션 주식으로 여겨지는 기술주는 오히려 급등했습니다.
예상을 뒤엎은 기술주 상승의 원천으로는 생성형 AI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거시적 잠재 리스크 극복을 위한 비즈니스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생성형 AI는 매력적이었습니다. 기술주의 2024년 이익수정치는 미국의 다른 모든 섹터를 앞지르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그럼에도 이를 초과할 정도로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기에 기술 섹터의 밸류에이션도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기술주를 제외하면 S&P 500의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입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10대 종목이 대부분의 상승을 주도할 정도로 협소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AI 혁신이 엄청난 수혜주를 만들어내고 일부 기술 대형주가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제공하겠지만, 투자자들이 단일 테마 때문에 기술 섹터에 너무 많이 몰리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봅니다.
기술 외에도 일부 섹터는 고금리 환경에서 예상대로의 성과를 거둔 반면, 그렇지 못한 섹터도 있었습니다.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 기업의 실적은 예상대로 저조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민감도가 높아 일반적으로 고금리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는 산업재 및 금융 섹터가 저조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방어적인 성격을 가진 헬스케어주도 부진했습니다.
더 넓은 미국 시장을 위한 준비
일부 투자자는 이러한 상황에 당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시장을 주도한 10대 종목 비중이 높지 않은 포트폴리오는 시장보다 뒤처졌습니다. 하지만 향후 몇 달 동안 시장 성과는 확대될 것으로 보여지며, 주식 포트폴리오는 이에 따라 시장에서 저평가되었지만 수익 잠재력이 큰 부분을 찾아 포지션을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이익수정치 데이터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기업들은 작년에 여러 섹터에서 실적 침체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미국 경제와 마찬가지로 수익도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진정되고 큰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면 대형 기술주를 넘어 더 다양한 종목의 펀더멘털과 주가 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기 리스크에 대비한 유연한 전략
지금처럼 유동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유연한 주식 전략이 큰 보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재한 소비 지출은 경기 둔화가 완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가 견조하다면 에너지, 금융, 산업 섹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사이클 섹터의 주식은 2022년 초과수익을 기록한 후 올해에는 하방 압력에 직면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섹터에서 견조한 수익 성장 전망과 자본수익률 잠재력을 제공하는 기업의 주식을 합리적인 가격 선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도 여전히 일부 기술 기업들이 주식 포트폴리오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형주 중에서도 사업의 내구성, 재무건전성의 퀄리티, 마진 복원력, 장기 성장 잠재력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이 합리화될수도 있습니다.
방어적인 섹터를 판별하는 데에도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금리 상승과 경기 회복세를 봤을 때, 현재로서는 안정적인 반면 성장 속도가 느리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경기방어 업종인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우량주의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방어주가 다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필요 시에 이러한 부문으로 움직이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에서 유연성은 미덕이 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리스크가 많고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오늘날 주식 투자자들은 항상 깨어 있는 상태로, 테마에 휩쓸리지 않으며 장기적인 기업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합니다. 시장이 거시경제의 우려 상황에 안주하는 것처럼 보일 때 단기 리스크와 장기적 기회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평소보다 더 넓은 범위의 시장 예상 결과에 대비할 수 있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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