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을 부추기는 수많은 미국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기술 뉴스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확실성 속에서도 몇 가지 거시적인 흐름들은 결국 시장의 혼란을 뛰어넘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 주식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5년 초, 두 가지 주요 요인이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먼저, 중국 기업 딥시크(DeepSeek)가 기존 모델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된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하면서 향후 AI 관련 지출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대규모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극도로 불안정해졌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 중 무역 부문이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등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시장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질 때, 투자자들은 전략적 투자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순간은 오히려 액티브한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인 트렌드에서 지속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은 이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딥시크의 기술 혁신은 미국의 더 강력한 국내 전력 시스템 구축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투자 방향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렇다면 AI와 에너지 전환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일각에서는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AI 기술의 개발 비용이 낮아질 경우, 미국의 에너지 인프라 개선 및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투자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에너지 및 전력 인프라 투자 증가의 대부분은 AI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에너지 투자의 주요 동력은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망을 현대화하고, 발전 용량을 늘려 미국 제조업과 소비자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위한 필요성에 의해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한, 증가하는 미국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려면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의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2.5%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증가분의 약 20%에 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단 그래프) 설령 AI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전력 수요는 여전히 연평균 최소 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미국 에너지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는 여전히 필수적입니다. 만약 AI 관련 투자가 예상보다 더 확대된다면,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유형의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까요? AB는 전기화(Electrification) 관련 설비 및 인프라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 속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찬가지로,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수적인 천연가스 및 원자력 산업의 설비 제조업체들 역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뿐만 아니라 더 많은 무역 파트너국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황은 계속 변하고 있지만, 고조되는 무역전쟁은 미국 산업 전반과 인프라 복구에 필요한 자본 투자 수준에 대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무역전쟁이 오히려 미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강화하는 또 다른 촉매제가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변화는 이미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된 이후, 기업들은 생산 병목 현상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중 무역 긴장감이 지속되면서, 이미 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는 미국 국가 안보와 경제적 우선순위가 걸려 있는 반도체 산업과 같은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의 관세 조치로 인해 기업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후화된 미국의 인프라는 이러한 변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수년간 미국 항만, 공항, 도로, 전력망에 대한 만성적인 투자 부족이 지속되어 왔으며, 이는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하는 모든 전략적 정책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제정된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IIJA)’의 일부 조항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우리의 관점에서 인프라 투자는 미국 내에서 초당적 합의를 이루고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혼란이 잠잠해지면, 핵심 인프라 사업에 대한 투자는 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다시 재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기적인 정책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최근 실적 추이를 보면 일부 산업은 공급망 강화 움직임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장비 산업의 경우, 업계 선두주자인 램리서치(Lam Research)의 매출을 기준으로 볼 때, 중국 수출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단 그래프) 물류 산업 전반, 특히 트럭 운송 부문은 팬데믹 당시 정점을 찍은 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사이버 보안에 대한 투자는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에게 있어 안보 중심의 투자 테마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합니다.
먼저, 미국의 에너지 독립과 공급망 안보 강화 정책의 수혜를 활용할 수 있는 유망한 산업을 식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 다음, 펀더멘털 리서치를 통해 해당 테마와 연관성이 높으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물론, 투자자들은 급변하는 정책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에너지 및 공급망 안보에 초점을 맞춘 테마적 접근과 경쟁 우위를 갖춘 우량 기업에 중점을 둔다면, 시장 변동성을 극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