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결정력 과 비용 절감은 기업의 이윤 확대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미국 기업들 중 2023년에 좋은 실적을 낸 일부 기업은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비용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체결된 노조 합의안들은 이같은 공식이 깨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경기둔화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업을 향한 수익 및 마진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하단 그래프), 2024년 주식 투자자들은 기업의 지출 동향과 가격 결정력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봇(정책 전환)에 나선 빅테크 기업들
우선, 선제적으로 비용을 관리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아마존(Amazon)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몇 년에 걸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비즈니스 확장은 비용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2023년도에는 매출 성장이 둔화되면서 비용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여러 분기동안 마진이 축소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출 우선순위를 정하고 비용을 통제함으로써 피봇에 성공했고, 매출 성장도 이때 다시 가속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 조치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몇 분기 동안 영업 마진을 끌어올렸습니다.
아마존은 사업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 둔화를 겪으며 핵심 리테일 사업과 아마존 웹 서비스 (Amazon Web Services) 사업부에서 모두 마진이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도 지출을 통제하며 3분기에는 영업 마진을 2%에서 7.8%로 끌어올렸습니다.
물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모든 지출이 부적절하다는 것 역시 아닙니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지출과 투자는 필수불가결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액티브 주식투자자라면 어떤 기업이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노사 합의로 인한 임금 증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직된 노동시장 속에서 기업의 비용 관리와 성장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내 여러 업계에서 굵직한 노사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이는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월, 아메리칸 항공(American Airlines)은 연합 조종사 협회(Allied Pilots Union)를 대상으로 4년간 약 100억 달러 규모의 임금 및 복리후생 인상을 승인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미국 최대 배송업체인 UPS는 미국 운송노조 팀스터즈(Teamsters)의 정규직 및 비정규직 직원 34만 명의 임금을 5년간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의 조종사들은 최대 40%까지 임금을 인상하는 합의안을 얻어냈고,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의 승무원들도 나름의 파격적인 협상 타결을 목전에 둔 상태입니다.
또한,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 UAW)도 미국의 3대 자동차 제조업체로부터 상당히 유리한 합의안을 이끌어 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 합의안이 기업들에게 재정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어디까지 이 영향이 확산될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포드 자동차(Ford Motor Company)의 사례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UAW와 타결한 새로운 합의안에 따라 포드는 신차 한 대당 850~900달러의 인건비가 추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차량 한대당 평균 가격이 약 4만 8,000달러 정도라고 생각해 보면, 추가된 비용은 평균적으로 차량 가격의 2%에 근접한 정도입니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논의해야 하는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자들도 높아진 할부금 상환 비용에 부담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혹은 기업들이 다른 부분에서 효율성을 모색하거나, 수익 마진의 충격을 그대로 견디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 결정력이 핵심
기업마다 가격 인상에 대한 대응 방식이 다르겠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기업들이 2021년, 2022년에 가졌던 강력한 가격 결정력이 2023년에 유지하기 어려워졌으며, 2024년에는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공급망이 정상화되고, 소비자들이 더욱 신중하게 소비를 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성장마저 둔화된다면 기업이 받는 마진 및 수익 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업마다 인건비, 가격 결정력, 성장 전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원하는 수준의 수익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데 보다 더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독창적인 사업 계획, 안정적인 수입원,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기업은 상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방어력 있고 경쟁력 있는 ‘해자(moat)’, 즉 확실한 강점을 가진 기업이라면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을 찾으려면 체계적인 펀더멘털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액티브 운용 전략을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산업의 역학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거시적 요인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가격 결정력과 비용 관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는 이미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노사 합의에서 알 수 있듯이,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 잠재력을 포착하고자 하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이 두 요인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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