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4

포스트 팬데믹 정책결정이 이머징마켓 희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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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s, “EM”)의 느린 백신 보급 속도는 상당한 수의 인명을 앗아가고 시장 전반에 깊고 긴 경제적 고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 경제적 영향은 EM의 포스트 팬데믹 성장 프리미엄(EM과 선진국 시장 간의 GDP 성장률 차이)을 손상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유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2021년 하반기에는 백신 접종 속도가 가속화되겠지만, 상반된 백신 접종 추세는 공중보건과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따라서, 모든 EM 국가들이 동등한 수준의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선진국들의 인프라 중심 재정확장, 녹색 경제로의 전환, 무역 상황 개선의 초기 징후 등 글로벌 경제 회복의 세 가지 요소는 팬데믹으로 인한 피해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EM 국가들에게 강력한 발판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로나19 긴장 국면 속에서 신흥국 경제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백신의 느린 보급은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입힘

국가의 생산성은 한 나라가 부담하는 부채의 지속가능한 수준을 결정합니다. 따라서 장기간 팬데믹으로 인해 벌어진 생산성과 잠재적 성장에 대한 경제적 손실을 평가하는 것은 EM 국가의 신용 분석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 10년간 저소득 및 고소득 국가 모두 평균 생산성 증가율이 1%를 밑돌았고, 중간 소득의 국가는 4% 내외의 생산성 증가율을 보였습니다(하단그래프). 국제 채권 시장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EM 국가들은 생산성 증가율이 높은 중간 소득 국가에 속합니다.

 

그러나 투자 감소, 그리고 이에 수반된 혁신 속도의 저하는 우수한 생산성을 보유한 EM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GDP 대비 EM 투자는 2001년부터 2008~2009년 글로벌금융위기(Global Financial Crisis, GFC)를 지나면서도 선진국을 앞질러 왔습니다(하단그래프). 보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EM 투자 비율이 주로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활발한 투자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반면, 유럽 신흥국, 라틴 아메리카 및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투자 비율은 선진국 투자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늘어난 부채와 까다로운 사회적 비용은 EM 투자 비율을 더욱 제한하고 생산성을 떨어트리며 잠재적인 경제 성장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난 10년간 선진국에 비해 EM의 성장 프리미엄은 축소되었습니다. 경제적 고통이 확대되면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수 있습니다.

싹트고 있는 녹색 성장이 상승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

다행스럽게도, 세 가지 고무적인 글로벌 트렌드가 일부 신흥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선진국 시장에서 공공 인프라 투자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 투자의 승수효과는 다른 형태의 정부 지출보다 크고 차입 비용이 사상 최저치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선진국 시장과 EM에서의 공공 주도 인프라 투자는 글로벌 경제 회복의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인프라 투자는 점점 더 녹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는 넓은 범위의 상품에 대해 강한 수요가 나타나고, 주로 상품을 생산하는 EM에 대해서는 강한 순풍이 불어올 것임을 시사합니다. 녹색채권 및 기타 ESG 연계 구조의 증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광범위한 EM 국가들도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를 우선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투자 추세가 EM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강풍은 잠재적 성장을 재설정할 수 있습니다.

셋째, 세계 무역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무역량의 증가세가 둔화되었고, 2019년에는 주춤하다가 팬데믹의 발발 이후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하단그래프). 지금 세계 무역은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당사는 지속가능한 인프라와 다자주의 개선 전망이 EM에 긍정적인 팬데믹 이후의 무역 환경을 조성하는 건설적인 추세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중국 양국 관계의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상황이지만, 이 두 초강대국의 관계마저도 이미 바닥을 친 것처럼 보입니다.

 

이머징마켓에서 탁월한 정책 결정이 필요한 시점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혔으며, 일부 EM 국가들은 이로 인해 장기적인 타격을 입을 위험에 처했습니다. 재정적 완충 여력의 고갈, 노동 시장의 붕괴, 그리고 잠재적 경제성장 저하의 위험은 많은 EM 국가 정책 입안자들과 정치인들을 곤경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현재 EM은 견조한 상품 가격, IMF의 새로운 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s, SDR), 수월한 글로벌 금융 여건 등의 영향에 편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호적 요소들은 향후 1~2년 사이 서서히 사라지거나 심지어는 역전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선진국 금융 상황이 향후 보다 긴축적일 것이란 예상은 EM에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기 투자 전망에 잠재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이미 입은 경제적 상처에 대한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거시경제 정책결정의 질이 이머징 국가들 간에 더욱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칠레, 이집트,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와 같이 우수하거나 개선된 정책수립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팬데믹 이후 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입지에 안착할 수 있습니다. 이 국가들은 비교적 팬데믹의 영향을 덜 받고 회복될 수 있으며, 심지어 강한 경기반등을 이뤄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정책입안자와 정치인들이 보다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기꺼이 수용하고 또 그것을 수용할 역량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 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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