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가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3가 넘습니다. 소비자들이 미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2023년의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듯한 경제환경에서도 가계 부문이 경제를 지탱했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은행권의 혼란 등 그 어느 것도 미국 경제를 침몰시키지 못했는데, 이는 가계지출이 유지됐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최악의 경기 침체로부터 멀어지고 있음
현재까지 팬데믹에서 비롯된 가계의 탄탄한 재무상태와 경기확장에 따른 노동시장의 호조는 심각한 경기침체 위험으로부터 가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가계의 유동자산(주로 당좌예금과 정기예금)의 밸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강력한 저축 장려에 따라 장기 수준을 훨씬 상회하였습니다. (하단 그래프) 자본시장의 호조와 주택가격 상승도 소비자의 재무상태를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이 팬데믹에서 벗어나기 위한 상당한 규모의 재정적 완충장치가 마련되었습니다.
저희를 비롯한 모두가 금리인상이 가시화됨에 따라 미국 노동시장도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뒤엎고 노동시장은 강세를 유지하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매달 평균 20만 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이어갔습니다. 임금은 계속 올라 역사적 표준을 빠른 속도로 앞질렀습니다. 결과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몇 년간 가계소득의 전반적인 구매력 증가율은 비교적 정상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가계는 다소 위축될 가능성
안정적인 저축과 소득 지표를 고려할 때, 지난 몇 분기 동안 가계가 별다른 타격 없이 소비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몇가지 이유로 인해 이 상황은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탄탄하게 유지돼온 노동시장이 마침내 약화되려는 징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임금 상승이 둔화되기 시작했고 고용 속도도 완만하게 느려지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또한, 가계가 팬데믹 기간 동안 쌓아둔 과잉 저축을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유동자산 잔고 역시 기존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기본적인 요인 외의 다른 요인들이 앞으로 소비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 3년간 중단되었던 학자금 대출 상환이 10월 초 대부분 재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겨울과 봄 기상 악화로 인해 미뤄졌던 캘리포니아 주의 주민세 및 법인세도 10월 16일까지 납부해야 합니다. 이는 가계 재정에 다시금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 중 어떤 것도 소비를 즉각적으로 붕괴될 것이라고 시사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계 재무상태의 건전성이 약화되면서 앞으로 소비가 다소 후퇴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지출의 보류 상태와 ‘트레이드 다운’
최근 전반적인 지출 수준은 거의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서, 이미 가계소비 위축의 초기 징후는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홀딩 패턴의 기저에는 변화하는 구매 형태가 있습니다. 상품 구매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반면, 서비스 지출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전제품과 그릴이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구매 결정 시 더 저렴한 대안을 선택하는 '트레이드 다운'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급 레스토랑을 포기하고 대신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체인점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혹은 이름있는 브랜드보다 매장 자체 브랜드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신호는 소비자 부문이 가격과 지출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신용카드 대금 청구 및 대출 연체와 같은 각종 스트레스 신호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소비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어 향후 경기둔화는 경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시해야 할 핵심 변수는 노동시장입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미국의 가계는 소득이 발생하기만 한다면 소비도 이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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