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전환의 해가 될 전망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간 여전히 헤드라인을 장식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서서히 줄어들 것이란 확신이 커지면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성장 전망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러한 전환이 마냥 순조롭게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그 자체로 보다 정상적인 환경이 도래했음을 예고합니다.
2023년 인플레이션 완화로 향하는 시선
앞으로 다가올 한 해에 대한 모든 논의는 인플레이션에서 시작됩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매우 높고, 하락할 때까지 다른 어떤 것도 인플레이션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AB의 분석에 따르면, 향후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인플레이션 바스켓의 주요 구성 요소에 대한 각 경제의 노출 정도에 따라 그 속도와 정도가 결정될 것입니다.
상품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초기 단계에서는 공급망 교란이 전 세계 경제를 지배하면서 상품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2022년 초 정점에 이르렀을 때 미국 상품 가격은 전년 대비 약 20% 상승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이제 공급망이 크게 회복되면서 지난 몇 달간 물가는 하락했습니다.
원자재 가격도 이미 정점에서 하락했습니다. 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품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개선의 여지가 가장 큽니다. 2022년 인플레이션 상승의 대부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겨울이 비교적 따뜻하게 시작하는 가운데 천연가스의 효과적인 비축은 현재 전년 대비 약 10% 상승한 유럽의 소비자물가지수(headline inflation)를 앞으로 몇 달 동안 급격히 낮추게 될 것입니다.
주거비 물가상승률(Shelter inflation)은 여름까지 완화될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정책과 관련된 핵심인플레이션 바스켓의 구성요소에서 상품 가격은 25%정도이며 따라서 주도적인 역할은 주거비입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가 도래한 이후 집값의 급등은 몇 달 동안 주거비 인플레이션 수치를 계속해서 끌어올릴 것이기 때문에 근원 물가 상승은 상대적으로 경직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난 봄 이후로 나타난 가격 하락이 결국 그 수치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여름이 올 때쯤에는 어느정도 안정감을 찾을 것입니다.
비주거비 서비스 인플레이션(Non-shelter services inflation)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임금은 비주거비 서비스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 동인입니다. 임금 지표가 미국과 유럽의 물가 측정에 모두 영향을 줍니다. 임금은 대부분의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큰 비용 투입 요소입니다. 이는 임금과 서비스 인플레이션 사이의 역사적이고 강력한 상관관계를 통해 입증됩니다. (하단 그래프) 2021년 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임금 상승이 전반적인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증가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중앙은행들은 까다로운 상황을 마주합니다. 임금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을 늦추거나 경기 침체를 유발할 만큼의 긴축 정책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 상당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 접근 방식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노동시장은 선진국 대부분에서 과열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사상 최저치에 가깝습니다. (하단 그래프)
과열된 노동 시장은 다른 어떤 이슈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계속 인상하도록 압박할 것입니다. 임금 인플레이션이 바스켓의 다른 부분만큼 하락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힘들지만 통화 정책은 긴 시차를 두고 작동합니다.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의 첫 번째 인상은 불과 9개월 전이었고, 그 영향은 아직 완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 임금 압박 완화와 서비스 인플레이션 하락 여부를 예단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금리 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것
한편 임금 물가의 유의미한 하락을 기다리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노동 시장이 약화될 때까진 중앙은행들은 매파적일 것이기 때문에 2023년 정책의 전환은 일어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일단 노동시장의 압력이 확실히 완화되면 금융시장의 초점은 경제 성장으로 옮겨 갈 것입니다. 다만, 당장은 이런 면에서 좋은 소식을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AB는 유로 지역과 영국 모두에서 경기 침체를, 미국은 제로에 가까운 성장을 예상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성장 둔화는 공격적인 통화정책의 완화를 촉발하겠지만 2023년 그럴 가능성은 낮을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멈출 것이며, 인플레이션 목표에 완전히 수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의 예상보다 더 천천히 피봇(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올해 중반까지 성장은 둔화되거나 마이너스이지만, 기준금리는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입니다. 금리가 인하되려면 올해 말이나 2024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는 양방향으로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음
서양의 주요 경제국은 비록 속도는 다르지만 거의 같은 궤도 상에 있는 반면 아시아 주요국들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본은행(BOJ)의 관심사로 들어올 정도로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아직 마이너스이지만 수익률제어(YCC, Yield Curve Control)정책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AB는 2023년 두 가지 모두 변화가 있을 예상합니다. 따라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과 정책 방향이 달라지더라도 일본은행 (BOJ)는 긴축 정책을 향해 갈 전망입니다. 일본은행(BOJ)의 전환은 2022년 나타난 엔화 약세를 일부 반전시킬 것입니다.
또한, 중국도 사이클 상 다른 위치에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은 2022년 성장을 저해했습니다. 2023년의 초반 역시 이동 제한이 완화되며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약세가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중국 중앙은행은 적어도 올 상반기 동안은 더 완화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입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올해
앞서 설명한 모든 것은 투자자에게 어떤 점을 시사할까요? 좋은 소식은 이번 2023년이 2022년만큼 힘들지 않을 전망이라는 겁니다. 올해 인플레이션이 천천히 하락한다고 해도 금리 인상은 올해 초 몇 달 안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주식 및 채권 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경제 성장이 매우 미미하거나 퇴보하고 통화정책이 제약적인 환경은 금융자산에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올해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시장은 랠리를 보일 것입니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더디게 하락하거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시장은 다시 휘청거릴 것입니다. 2023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번갈아 나타나며 밀고 당기기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억제되고 정책입안자들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2023년은 어려웠던 2022년에서 앞으로 몇 분기 후 볼 수 있을 호의적인 환경으로 전환되는 해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2023년은 2022년보다 시장에 더 나을 수 있지만, 그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