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과거의 위기 상황을 기준으로 다음 위기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이 가져온 침체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지 않은 것처럼, 팬데믹 이후의 인플레이션 흐름 역시 1970년대와는 다를 것입니다. AB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것이 50년 전처럼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사는 2021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2.1%를 기록한 뒤 안정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 예측합니다.
그럼에도, 2021년 전 세계의 실질 GDP 성장률이 5%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규모의 재정 부양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일련의 이례적인 시장 및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기 침체는 단기적이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공급 제약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미국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코어 인플레이션은 줄어들 것입니다. 일부 주요한 지표들에 따르면 향후 5년간의 연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10년 만의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다지 높지 않은 정도입니다.
자산군 별 인플레이션 민감도 따져보기
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축복이자 저주입니다. 한편으로는 현금흐름을 증가시켜 기업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원자재 관련 기업은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더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되며, 이로 인해 더 높은 마진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투자 수익의 실질가치를 약화시키기도 합니다. 종종 그렇듯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를 측정하는데 적용되는 할인율을 높이는 결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할인율이 높아지면 시장은 미래 현금흐름을 지닌 자산을 평가절하하게 되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영향은 더욱 클 것입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특정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큰 기대현금흐름과 더 높은 할인율이라는 두 현상 중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하단 그래프)
예를 들어, 할인율이 높을수록 7-10년 후의 예상 실적으로 평가된 초고속 성장 기업 주식은 현재 실적으로 저평가된 가치주만큼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할 때, 고수익 단기 채권은 듀레이션이 더 길고 금리가 낮은 금융상품보다 좋은 성과를 보일 것입니다. 요컨대, 최근 몇 년간 우수한 성과를 자랑했던 투자 중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하는 미래에는 그만큼의 성과를 내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의 채권 투자 고려사항
미국 국채 투자자들에게 최근 시장 환경에서의 인플레이션 상승은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고통을 완화할 만큼의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률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5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84%로, 인플레이션율 2.00%를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1.16%입니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투자자들의 지불능력을 손상시킵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채권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때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채권 투자 상황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가지는 취약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우선,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 또는 이자율 민감도를 적절히 줄이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단기채 가격은 시장금리가 높아질수록 하락폭이 줄어듭니다. 또한 더 높은 금리의 채권에 신속하게 재투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 저금리 환경에서 단기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이 투자자들을 보호할 것인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경우, 물가연동국채(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 TIPS) 및 이와 유사한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만기의 미국 국채보다 좋은 성과를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은 이미 마이너스 실질금리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경제 성장과 함께 진행된다면, 실질금리 상승에 따라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인컴과 금리를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보다 방어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크레딧에 대한 배분을 늘림으로써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하이일드 회사채에 대한 포트폴리오의 익스포져를 늘리는 동시에, 매력적인 상대 수익률 및 국채와의 낮은 상관관계를 가진 다른 섹터로 자산을 배분을 다변화하는 방법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신용위험공유(credit-risk-transfer, CRT) 증권은 주택과 같이 종종 인플레이션의 혜택을 받는 실물자산을 기초로 하는 변동금리 채권입니다. 페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이 발행한 CRT는 주택담보대출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수용하는 대신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합니다. 미국 모기지 시장의 호조 덕에 CRT의 펀더멘털은 매력적으로 여겨집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은 금융 섹터와 연계된 채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 마진도 증가하여, 은행의 신용 프로필이 개선됩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은행채 보유자는 탄탄한 대차대조표와 우호적인 규제 여건의 혜택을 받았으며 금리 상승은 은행과 채권 보유자 모두에게 더 많은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주식 포트폴리오 점검
채권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식 비중을 완전히 재구성해야 할 때는 아닙니다. 그러나 조정을 고려해 볼만한 몇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낮은 상태에서 하락 추세를 보인 금리는 10년 이상 가치주 대비 성장주에 대한 불균형적인 선호로 이어졌습니다. 향후 수년간 예상되는 실적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평가되는 성장주는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주가수익(PE) 배수가 확대되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이러한 추세는 빠르게 역전될 수 있는데, 특히 아직 발생하지 않은 수익을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이 책정된 초고속 성장 기업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초고속 성장 기업은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과 견조한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에 상당히 취약한데, 이는 그들의 향후 실적이 더 높은 금리로 할인되기 때문입니다. 성장주 투자자들은 현재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수익 창출 능력은 약하면서도 고평가 되어 있는 회사들에 너무 많이 배분되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일관되게 높은 수익성과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지닌 성장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도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가치주는 인플레이션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점점 더 많이 보급되고 각국이 팬데믹 대처에 진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경제가 회복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경기순환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가치주가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가치주는 지난 2월 말 성장주 대비 52% 저평가된 가격으로 거래되었는데,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의 격차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가치주에 대한 배분을 시작하거나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어주 섹터와 저베타주는 과거 인플레이션 사이클 동안 성과가 저조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인컴과 안정성을 기대하는 유틸리티 및 필수 소비자 등의 일부 채권 발행 기업은 오늘날 가장 저렴한 주식에 속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인플레이션에 덜 민감할 수 있습니다.
이머징마켓 채권처럼, 이머징마켓 주식 역시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빠르게 성장할 뿐만 아니라 많은 원자재를 생산합니다. 글로벌 경제가 살아난다면 원자재 가격도 상승할 것입니다.
실물자산 및 원자재
투자자들은 원자재, 부동산, 외환 및 원자재 관련 기업 주식을 포함하여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성과가 좋은 다른 자산 군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그 가치가 실질적인 기초자산에 묶여있는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 상승 시기에 뛰어난 성과를 보였습니다. 실물자산은 노동, 자본, 소재 등 경제적 변수와 밀접하게 연계되는 경향이 있으며, 변수의 가격이 상승하면 실물자산의 가치 역시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 10년간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금융자산 가격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했으나 실물경제에서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실물자산의 가격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현재 많은 실물자산이 포트폴리오에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물경제 활동을 지원할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함께 시행되면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물자산은 현재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차 이러한 변화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AB는 다양한 실물 자산군을 적절히 조합하여 투자한다면 최적의 위험-수익 상충관계(trade-off)와 인플레이션 방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만, 이러한 실물자산군이 포트폴리오의 핵심 영역을 대체해야 한다기보다 핵심 영역에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모든 실물 자산군과 투자형태가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의 여파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대한 신중한 조정을 통해 적당한 인플레이션 환경에 대비하고 글로벌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포트폴리오가 탁월한 성과를 누리도록 할 수 있습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 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