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기와 실적에 대해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실적발표가 거의 마무리된 5월 중순까지 전 세계 기업의 약 4분의 3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에게 큰 위안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애초에 많은 기업들이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상반기 실적 기준을 낮게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가 만연해 있는 상황이기에, 대부분의 기업이 연간 실적 기대치를 상향 조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상반된 시장 흐름을 직면한 기업들
아직 경기침체가 오진 않았지만, 거시경제 상황은 암울해 보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고착화되어 있고, 단기 금리는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글로벌 은행 위기가 경기에 불안정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공급망 위기도 완화되고 있으며 중국은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경제 현상들이 역풍처럼 맞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수익성장률은 이렇듯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6개의 산업 섹터가 수익 성장에 기여한 반면 다른 5개 섹터는 저해했습니다. 그 결과, MSCI World와 S&P 500 지수가 각각 +0.3%, -0.2%의 전반적으로 평탄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미국 소비 지출에 대한 압박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 소비재 섹터가 수익성장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T와 헬스케어 섹터의 경우, 일부 산업 부문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수익 성장률에는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고금리 환경에서 대출기관이 이득을 보는 경향 덕분에, 최근의 은행 위기에도 불구하고 금융업은 수익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비즈니스 간 역학관계는 섹터 내에서도, 개별 기업 사이에서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까다로운 시장 상황에서 주식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어려움에 처한 미국 소비자들
소비자 지출은 이런 수수께끼 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는 3월 매출이 작년 동월 대비 1.1%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배송운송업체인 UPS는 미국 내 배송량이 약화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Visa와 Mastercard의 데이터에 따르면 1월 기준 약 12%였던 미국의 지출 증가율이 분기 말 7%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Amazon.com)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다른 필수 소비재 기업들도 대체로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한 숨 돌렸지만, 높은 이자율로 인해 모기지는 더 비싸지고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여력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커피나 콘택트렌즈와 같은 필수 소비재에 대한 지출을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임의 소비재에 대한 지출은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임의 소비재 섹터가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제품, 경쟁 및 가격 결정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수요가 보장된 필수 소비재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경쟁 및 가격 결정력에 대한 엄격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유럽 소비자들도 미국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한 이후 리오프닝 효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루이비통모에 헤네시(LVMH), 로레알과 같은 명품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소비자의 매출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소비의 약세를 중국에서의 매출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 섹터: 지출 둔화 vs. AI 혁신 가속화
기술 섹터도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PC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대한 IT 부문의 지출은 약세를 보였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미국의 기술 재판매업체인 CDW는 미국의 기술 부문에 대한 지출이 올해 초 전망치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에 대한 지출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절대적인 성장률은 예상치보다 높았으며 다른 IT 대기업들도 견고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는 1분기 16%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zure는 1분기 31%에서 2분기에는 26%로 견조하지만 다소 둔화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ChatGPT의 빠른 도입에 힘입은 AI 혁명이 IT 기술 부문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은 AI 혁신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AI 도입이 가속화될수록 기업들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Cap Gemini(IT 서비스), ASML(반도체), Cadence Design(소프트웨어)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AI의 광범위한 도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헬스케어 섹터: 다시 대면 진료로
1분기 헬스케어 주식은 실망스러운 실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가 끝나며 환자들이 직접 병원에 방문해 정기검진이나 수술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국 의료기관들의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병원 입원 증가율의 중간값은 3%로 2022년 4분기 및 이전 분기의 감소에 비해 두 배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증가율은 Abbott Laboratories, Johnson & Johnson 및 Intuitive Surgical과 같은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어려운 매크로 환경에도 헬스케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헬스케어 기업은 일반적으로 자본이 풍부하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도 방어주로서의 이점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신념을 키울 수 있는 방법
이번 어닝시즌을 통해 현재 경기 상황이 기업과 투자자에게 얼마나 복잡한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도 단순히 한 섹터의 흐름에만 초점을 맞춰서 전략을 수립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일부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투자에 있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투자자들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성장동력을 가진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가격 결정력이 기업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시작할 때는 기업의 가격 결정력뿐 아니라 기본 성장세가 견조한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경기침체기에도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구매하는 필수 소비재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유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부채가 적으며 재무상태가 건전한 기업이 불확실한 경기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통해 투자자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견고한 비즈니스 성과와 투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기 방어적 성장 기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명확한 기준을 토대로 기업의 실제 성장 능력을 파악한다면, 불확실한 경기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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