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9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본 방어주 전략

5 분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자라 할지라도 최악의 시점에서 매도하거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은 주식을 추격하여 손실을 보는 등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자를 잘못된 길로 이끄는 감정적 행동을 막을 수 있는 투자 전략이 있을까요?

 

인간 두뇌의 세 가지 영역

투자자가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이유를 파악하려면 먼저 즐거움, 고통에 대한 뇌의 반응을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해온 우리의 뇌는 세 개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중심에는 우리를 생존하게 하는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Fight or Flight)’의 본능을 담당하는 원시적인 뇌(Primitive brain)가 있습니다. 그 위에는 감정, 기억, 습관의 원천으로 우리의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진화된 포유류의 뇌(Mammal brain)가 있습니다. 가장 높은 수준의 뇌 기능은 신피질(Neocortex)로 사고와 추론, 자아성찰을 처리합니다. 이것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원시적인 뇌 영역에서 나오는 신호는 고통을 피하면서 쾌락을 추구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신호는 신피질을 압도하여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쾌락을 즐기는 것보다 고통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성향이 이성적 판단을 흐리는 것입니다.

이는 투자의 세계에서 다소 의아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손실 회피 성향의 사례

이스라엘의 행동경제학자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연구를 바탕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두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A문을 열면 4,000달러를 얻을 확률이 80%입니다. (당첨 확률이 80%이므로 기대값은 3,200달러입니다.) 하지만 B문을 열면 무조건 3,000달러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트버스키와 카너먼은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가 B문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이익이 극대화되는 선택은 아니지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 보입니다. 확실한 것을 얻을 수 있다면 도박을 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안전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하단 그래프)

 

반대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이제 A문을 열면 4,000달러를 잃을 확률이 80%라고 합시다. (기대값은 3,200달러 손실) 그 반면, B문을 열면 3,000달러를 무조건 잃습니다. B문을 선택하면 손실 최대치를 낮출 수 있음에도,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은 아무것도 잃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A문을 택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손실 회피를 위험 회피보다 더 크게 생각합니다.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잃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트버스키와 카너먼은 인간은 이익으로 인한 즐거움보다 손실의 고통에 2~3배 더 민감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단 그래프)

 

이는 투자 결정에 분명한 영향을 미칩니다. 상승장에서 약간의 상승 여력을 포기하는 대신 2~3배의 하방 위험을 감소시키는 수익률 패턴을 제공하는 방어적 주식 전략은 인간의 본성에도 부합할 수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곧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투자자는 자신의 종목 선택 능력을 과신함

인간이 가진 또 한가지 오류는 과신입니다. 1999년 미국의 약 8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포트폴리오 회전율로 측정한 매매 빈도가 가장 낮은 가구의 연간 수익률은 가장 높은 가구와 비교해 7%p 더 높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를 투자자들이 자신의 주식 선택 능력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바로 과신으로 인해 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손실 회피, 과신 등의 행동 편향(behavioral biases)이 투자 결정에 영향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도 이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투자 철학이 있습니다.

로우볼 주식 투자 사례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시장의 상승세에 따르되 하방 캡쳐, 다시 말해 하락장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는 목표를 가진 주식 투자 전략이 있습니다. 이 전략은 상승장에서 시장의 90%를 포착하고 하락장에서는 시장의 70%만 하락하도록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90%/70% 방어 전략이 행동 편향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까요?

로우볼 투자는 공격과 방어의 균형을 이루는 종목 을 타겟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지나친 확신으로 고평가된 종목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입니다.

특히, 이 전략은 하락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전략이 성공할 경우, 포트폴리오의 하락폭은 평균적으로 전체 시장의 70% 수준에 그칩니다. 이는 투자자가 시장에서 너무 일찍 빠져나오도록 하는 손실 회피 편향을 줄여줍니다. 또한 투자자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시장의 전환점을 맞출 수 있다는 과신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시장 반등에서 최적의 시기를 5일 정도 놓친다면 장기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단 그래프)

 

그 이유는 시장 침체기에 하락폭이 작은 종목은 시장이 회복될 때 만회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입니다. 이 종목들은 이후 랠리가 시작되면 더 높은 기반에서 수익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고난 심리적 반응이 투자에 있어 최대의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로우볼 전략을 마련하여 행동 편향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더 나은 투자 성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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