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암묵적으로 리스크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프레임워크는 그 유명한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M)을 통해 제시되었습니다. 이 모델은 기대수익을 기업의 고유한 리스크와 보다 광범위한 시장에 대해 자산이 갖고 있는 민감도의 함수로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모델은 투자자들은 더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면 보상을 기대한다 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만약 리스크에 대한 보상이 없다면, 투자자들은 자산을 그저 현금으로 보관하는 데에 그쳤을 것입니다.
불안정한 시장에서의 상대적 리스크와 절대적 리스크
너무 자주 펀드 매니저들은 시가총액가중(market-cap-weighted) 벤치마크 지수 대비 운용 성과를 추적하는, 상대적 리스크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 즉, 절대적 성과 그리고 투자 활동이 장기적 재무목표를 얼마나 잘 달성하는지 여부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시장 변동성이 심할 때 특히 까다로워집니다. 실제로 최근 이러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속에서 주식시장은 1970년 이후 최악의 상반기를 기록했으며 S&P500은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3분기 들어 증시가 손실을 일부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이 낮아진 실적 가이던스와 추가적인 통화긴축 전망을 받아 들면서 시장 불안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진검승부입니다. 장기투자 계획을 고수하는 것과 포트폴리오가 엉망이 될 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더 낮은 변동성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극심한 변동성을 견딜 필요 없이도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는 CAPM을 비롯해 리스크 및 수익률과 관련된 여러 이론들과 모순되는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는 신중하게 선별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로우볼(Low Volatility, 저변동성)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실제로 위험을 덜 감수하면서도 시장을 이겨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격동의 시기에 주식 투자를 이어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로우볼 전략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방어전략이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기업 펀더멘털에 기초해야 하며 퀄리티(Quality, 일관된 현금 흐름이나 투하자본이익률(ROIC)와 같은 수익성 지표), 안정성(Stability, 시장 대비 낮은 수익률 변동성) 및 시장 전반의 등락에 대해 덜 민감하게 해주는 매력적인 가격(Price) 등의 특성을 가진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를 ‘QSP 유니버스’라고 부릅니다. 필수소비재 및 유틸리티와 같이 전통적으로 방어적인 섹터의 회사가 좋은 예이지만, QSP 유니버스에는 경제의 모든 섹터에서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가 포함되며 이는 펀더멘털 리서치와 면밀한 종목선택을 통해 밝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량성 복합체’(quality compounders)로 불리는 기업들은 우수한 자본관리 능력과 긍정적인 ESG 행태 덕분에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문화, R&D, 특허와 같은 무형자산들도 요즘과 같이 시장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환경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속성은 기업이 시장 주기 전반에 걸쳐 일관된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이익성장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됩니다.
등락폭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
이와 같은 회사들은 시장의 상승에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일정한 수준만큼은 동참하면서 하향 캡쳐 비율(downside capture), 즉 시장의 하락세에 노출되는 정도는 제한하는 로우볼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간에서 출발하면 언덕을 오르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지는 것처럼, 시장 하락기에 손해를 덜 본 주식은 회복기에 만회해야 하는 정도가 적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주식은 시장 하락 이후 이어지는 랠리 동안 더 높은 수익률을 복리화 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으며, 이것이 곧 더 나은 장기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개념은 이른바 90%/70%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투자등급 주식 지수(이 경우 MSCI World Index)를 비교함으로써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단 그래프) 이 이론적인 90%/70% 포트폴리오는 랠리에서 시장 이익의 90%를 포착하지만 하락기에는 시장보다 70%만 하락하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되었습니다.
1986년 3월 31일(지수 시작일)부터 2022년 7월 31일까지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당사는 가상의 90%/70% 포트폴리오가 이 기간 동안 MSCI World Index보다 3%포인트 높은 연환산 수익률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90%/70%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은 지수보다 더 낮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이정도 수준의 장기 초과수익을 실현하려면 투자자는 90%/70% 포트폴리오가 보다 광범위한 시장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는 시장이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채찍질을 할 때 받아들이기 쉬울 것입니다. 결국, 하락장에서 이 로우볼 전략은 투자자를 단지 시장 하락의 70%에 노출시킬 수 있겠습니다. 진짜 시험은 90%/70% 포트폴리오가 랠리 중 시장 성과를 하회하는 때 찾아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장을 능가하는 장기수익률에 대해 지불해야 할 대가입니다.
로우볼 전락 시험하기: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그렇다면 저변동성 QSP 전략은 약세장이나 심지어 경기침체 국면에서 어떻게 될까요? 2022년 미국의 1분기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모두 하락하면서 기술적 의미에서 경기침체의 요건은 충족되었지만, 강력한 소비자 지출과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을 감안할 때 미국이 실제로 경기침체에 빠졌는지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1970년 1월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20개의 시장하락기를 분석함으로써(하단 그래프) 당사는 QSP 특성에 입각해 가장 우수한 5분위수로 집계된 S&P500 주식이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심각한 경기침체 기간 동안 QSP 포트폴리오는 S&P500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성과를 거두며 특히 우수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심각한 경기침체(하단 그래프)를 자세히 살펴보면, OPEC 석유 금수 조치로 촉발된 1973년~1974년의 경기침체 기간 동안 S&P500이 42.6% 하락했지만 퀄리티(Quality), 안정성(Stability), 가격(Price)을 기준으로 한 S&P500의 상위 5분위수는 이보다 적은 36.9% 하락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80년~1982년의 경기침체 동안 QSP 주식은 8.5% 상승한 반면 시장은 16.5% 하락했습니다.
물가가 치솟는 기간에도 성과는 견조하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오늘날 이는 특히 참고할 만한 사례일 수 있습니다.
로우볼 전략은 상황에 맞게 사용될 수 있음
모든 시장 또는 거시경제 환경에서 로우볼 전략은 투자자의 개별적인 리스크 감내도(risk tolerance), 투자기간 그리고 투자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액티브 전략과 짝을 이룰 수 있습니다. 완벽한 90%/70%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주요한 아이디어는 장기수익률을 잠식할 수 있는 시장 변동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이는 것입니다.
펀더멘털 리서치를 통해 퀄리티와 안정성 측면에서 눈 여겨 볼만한 지표를 나타내면서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보유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때때로 찾아오는 변동성을 견디면서 시장이 랠리를 펼칠 때는 함께 번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때, 투자자들은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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