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곡선 역전현상’은 2년만기 국채의 금리가 10년만기 국채의 금리를 뛰어넘는 것, 또는 5년만기 국채의 금리가 30년만기 국채의 금리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관측자가 어떤 정의를 따르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굉장히 드문 현상이기 때문에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하단 그래프) 과거 나타난 수익률 곡선 역전은 단기적 현상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경제가 일단 침체국면으로 들어가고 신용 스프레드가 주기의 정점에 도달함에 따라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는 다시 가팔라지곤 했습니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일반적으로 미국 연준(Fed)의 금리 사이클이 경기 과열을 식히는 국면에 나타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를 경기침체의 선행지표로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반응이 가끔은 조금 지나칠 때도 있습니다. 오늘날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뒤쳐진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해 잠재적으로 경기침체를 유발하고 성장 자산을 위축시키는 것에 대해 우려합니다. 실제로 최근의 수익률 곡선 평탄화 현상은 스프레드의 확대 및 변동성 심화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다를 수 있다
불편할 정도로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고려할 때, 연준이 연착륙을 목표로 한다 하더라도 경기침체를 야기할 정도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수년간의 양적 완화, 낮은 글로벌 금리,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상과 공급망 교란 해소에 따라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목표치 이상의 인플레이션 등 다른 조건들에 의해 일어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물가연동국채(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 TIPS)에 따라 결정되는 인플레이션 조정 금리, 즉 실질금리는 굉장히 낮은 상태로 역사적 저점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 수익률 곡선 자체는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수익률 곡선 기울기 차이는 1)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이라 믿고 있음을, 그리고 2) 명목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에 기인함을 시사합니다.
게다가, 소비자와 기업의 대차대조표가 건전하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경제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불균형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사이클이 상당한 기간동안 성장을 거듭하는 것이 아니라면 차입자들은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융자를 계획하지는 않습니다. 불균형이 없는 경제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에 보다 잘 대처할 수 있고, 따라서 근시일 내에 경기침체가 찾아올 확률은 낮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조심하되, 두려워하지 말 것
비록 많은 관심을 받기는 하지만, 수익률 곡선의 형태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투자 수익률을 예측하는 데에 있어 부족함이 많은 지표입니다. 사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위험자산은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후 6개월에서 2년 이상까지도 좋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즉, 아직은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고 피해야 할 시기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발생 가능성이 낮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한번 위험이 발생하면 큰 영향을 미치는 꼬리위험(tail risks)이 증가했다는 점, 그리고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확률이 높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통화정책을 통한 완충장치가 줄어들 때마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의 영향은 더욱 강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따라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산들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불과 몇 주 전보다 훨씬 높아진 금리와 훨씬 더 확대된 스프레드를 고려하면 선별적으로 접근할 만한 일부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으로 보이며, 결국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돌아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금리뿐만 아니라 유동성과 우량성에도 주목하며 시장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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